내신안좋으면 대학교자기소개서 안쓴다고?

"학생부종합? 내신 안좋으면 다 떨어지던데요?"

아빠와 함께 자기소개서 컨설팅에 온 고3 수험생은 대학교자기소개서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고, 쓸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내신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내신은 3등급 후반이었습니다.) 논술로 수시 6장을 채우겠다는데.. 물어보니 논술은 시작한지 몇 달 되지도 않았습니다. 논술선생님이 6장 모두 논술로 쓰라고 했다는데.. 말이 안되는 소리라.. 논술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몇 점 정도 나오는지? 논술선생님은 너의 실력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 등을 물어보니.. 답은 전부 '모르겠다', '점수측정은 한번도 안했다' 였습니다.

 

 

-수시원서 6장, 함부로 쓰려고? -

 

 

상황을 보니 안타깝지만 논술실력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생기부를 분석해본 결과 - 물론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 건질만한 활동과 소재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사실 그래서 컨설팅 신청에 응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학생부종합? 내신나쁘면 다 떨어진다는 말에.. 내신 좋아도 떨어진다고 말해주었습니다. - 실제로 1.00과 1.06이 떨어지고, 1.27이 붙은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부종합이 공부안해도 대학갈 수 있다는 것으로 알면 착각이지만, 그러나 만약에 내신이 모두 같은 경우에 성실하지도 않고 전공학과에 대한 열정도 별로 없어 보이는 애와 지원한 전공에 대한 열정이 철철 넘치는 애 중에서 '너같으면' 누구를 뽑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희망과 좌절은 출발점이 같다구 -

 

 

어떻게 보면 내신등급만으로 뽑는 것같은 대학들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그 아이의 태도나 말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이 공부안하고 불성실하고 게으른 애들이나 날라리 같은 애들을 구제해주기 위해서 만든 제도가 아닌 것처럼 오직 내신등급만으로 뽑는 제도도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화제를 전환하고, 하나씩 생기부를 분석해가며 대학교자기소개서에 쓸만한 소재들을 골랐습니다. 소재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고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전개할 것인지, 강조할 점과 서술방식, 구체적인 예시 등을 설명하면서 대학교자기소개서 컨설팅을 마무리할 때 즈음, 녀석의 표정은 많이 환해졌습니다. 활동도 별로 없고 쓸 것도 없다고 여겼던 생기부에서 정말 쓸만한 소재와 어필할 만한 장점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 No no no 좌절금지이지 말입니다. -

 

 

 

내신성적이 안좋다는 약점과 자신없음, 회피하고 싶은 속마음에서 마치 관심없다는 듯 무심하고 시크한 표정이었던 녀석의 처음 표정이 일말의 가능성과 희망을 잡은 듯 좀더 환해졌습니다. 부족한 것도 있고, 실수도 하고, 서툰 것이 많지만, 무언가를 하고싶다는 열정이 활활 타오르고 쓰러지면 다시 툭툭 털고 일어서는 그런 모습이 대학이 원하고 사회에 필요한 젊음의 모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었습니다. 정말 그런 친구들이 우뚝 설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강한 소망도 함께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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