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산으로 가다.

지난 3월 말, 갑자기 포털사이트 검색 1위에 '입학사정관제'가 등장했습니다. 이미 실시중인 입학사정관제가 검색 1위를 차지할 이유는 없었는데 알고보니 한 언론사에서 입학사정관제 폐지기사가 나온 후의 반응이 그처럼 컸던 것입니다. 채 하루도 안되어 오보로 밝혀지긴 했지만 이를 계기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기사들이 심심치않고 일관성있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음은 3월 말부터 4월초까지 입학사정관제를 언급한 언론의 기사타이틀입니다.


'입학사정관제 폐지' 보도에 학생들 난리

교육부 입학사정관제 해명 "폐지 검토한 바 없다"

서남수 장관, 입학사정관제 '양날의 칼'..."의견수렴할 것"

감사원 "입학사정관제 부실… 공교육 정상화 기여 못해"

입학사정관제 '엉망'…"학생부 고치고, 추천서 베끼고"


위의 기사제목만 봐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언론의 추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갑작스런 충격발표 → (여론을 살피고) 전면 부인 → 비리 또는 폐단 보도 → 언론에 의한 확대재생산으로 부정적 여론 구축' 


현재까지는 이와 같은 과정으로 프로세싱되고 있는데, 언론을 통해 여론의 향배를 좌우하고 그리고 이로 인한 예기된 결과가 발생하고.. 이러한 진행순서는 어제 오늘 보아왔던 방식이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사회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유사한 사례 또는 경험칙으로 직감되는 예감은 '이제 입학사정관제는 없어지겠구나'하는 점입니다. 입학사정관제가 없어지든 말든 그것은 정책당국의 결정에 따를 일입니다. 그러나 다만 한 나라의 교육제도가 이처럼 유행같이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마음이 못내 불편함을 감추기는 어렵습니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보는 이에 따라 좋은 점도 또는 부족한 점도 있겠습니다. 사실 입학사정관제는 시행된 지 얼마안되어 공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업과정이나 결과들에 대한 총체적인 추적분석작업도 아직 이렇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한 현행 입시제도하에서 입학사정관제가 갖고 있는 영향력과 가치에 대해서 이렇다할 객관적인 평가작업도 아직은 없는 상황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교육부의 수장이 바뀌면 으레 변화되는 교육정책과 입시정책입니다. 이또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아쉬움은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량적평가가 주를 이루는 현행 입시제도하에서 정성적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입학사정관제는 필요한 제도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근본적으로 필요한 제도이기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쳐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입학사정관제는 현재 대입에서 뿐만아니라 고입에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라는 명칭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입학담당관들이 서류와 면접 등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고 등의 특목고를 가고자 하는 학생들은 고3정도의 학업과 iBT 110 이상의 수준을 필수적으로 쌓기위해서 선행학습과 사교육에 의존하였습니다. 사교육이 정점을 찍은 것도 그즈음입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거창한 교육담론도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다만 우리 아이가 부당하지않게 좀더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는 이 시대의 학부모가 염원하는 작은 바램이 응답받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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