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융통성이 있다면..

어제부터 하루종일 비가 내려 추적추적한 날입니다.

요즘 시험기간이라 평상시보다 일찍 집에 돌아온 딸이 괜~히 수척해보입니다.





초등학교때와 달리 중학교에서는 학교급식에 전폭적 만족을 보여왔던 딸이 오늘은 시험때문인지 입맛이 없었다고 합니다.


입맛?

....


청소년기라서 무엇이든 걸걸대며,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녀석의 입에서 '입맛'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신기한데, 더군다나 입맛이 없었답니다. 헐~


하기야

때가 때인 만큼 입맛도 없었겠죠.

예나 지금이나 학생은 시험을 좋아할 일이 없긴 합니다.


그런데 나온 급식이 물국수에 닭강정이었다고 합니다. 

평상시와 달리 급식을 몇 번 깨적이다가 결국 모두 버렸다고 하는데... 딸아이 말로는 거의 모든 학생이 다 버렸답니다. 아이들의 무의식적인 과장법을 감안해서 들어본다쳐도 멀쩡한 급식이 평상시 보다 많이 버려진 것 같기는 합니다.


이때 집사람이 한마디 거듭니다.

비오는 날, 그것도 시험기간에 물국수에 뻑뻑한 닭강정이 웬일이냐고요.


날씨와 음식이 전혀 상관될 것없는 저로써는 "그게뭐?" 이해가 안가기는 했지만,

평상시보다 많은 학생이 그대~로 음식을 버렸다면...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어차피 짜여진 일주일 식단의 요일메뉴만 바꿨다면... 낭비가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학교급식의 식단메뉴를 누가 변경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짜는 사람이 있다면 변경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죠.


주는 대로 먹으면 될 일이기는 합니다.

어차피 쓰레기는 나오는 것 아니냐면 더 따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요즘에는 TV를 통해서 늘상 접하고 삽니다.


순간,

기계화된 행동들에 밀려난 배려심을 보게되었습니다.

묵묵히 듣고 있던 제가 한마디를 했습니다.


"야! 학교급식에서 그런 융통성이 있었다면...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겠냐?"


말을 뱉어놓고보니 앞뒤가 어긋나 말이 안되는 소리였습니다만

말줄임 속의 내용을 밥상머리앞에서 구태여 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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