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자기소개서에 잠재성까지 표현하라구?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을 '잘봐야' 한다는 말이 실감날 때가 많습니다. 살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이 히딩크를 만났듯이 자신을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저마다 회사에 도움을 줄 '인재'를 뽑기 위해 인력개발시스템을 개발하고, 대학에서는 역량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선발방식을 연구,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http://www.scienceall.com/edu/nextgenbook.sca?todo=articleView&articleid=242601]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을 바로 평가하기가 힘든 만큼, 평가와 관련된 요령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떡잎'을 말하는 것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떡잎'이라는 것은 달리 말하면 '가능성' 또는 '잠재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잠재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는 '생'콩을 심느냐, '삶은'콩을 심느냐와 같이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의 잠재력을 가려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아직은 어린 학생의 가능성 또는 잠재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절대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떡잎의 모양에서 앞으로 성장할 나무의 가능성을 점치듯, 사람의 경우는 대개 꿈과 비전으로 그의 잠재성을 평가합니다. '낭중지추(주머니 속의 송곳)'라는 말이 있듯이 잠재된 능력은 어떻게 해서든지 나타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꿈과 비전을 키우고 있다면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고 평가를 받습니다. 당연한 평가라고 보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말이죠.

 

 

 

그런데 실제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읽어보면 몇 개 지나지 않아 곧 꿈과 비전이 일치하는 경우를 마주하게 됩니다. 서울의 어느 거리를 걷다보면 고개를 돌릴 때마다, 거리를 지날 때마다, 방금 보았던 얼굴이 또 지나가고, 또 다가오고, 그 얼굴이 TV에 나오고, 지하철역 광고판에 나오고, 옆에 서있는 사람의 얼굴에서 같은 모습이 보입니다. 아름다움을 말하기 전에 흡사 미스테리 공포영화같은.. 그런 사례가 학생들의 자기소개서에서 보이는 것입니다.

 

 

'같음'은 때로는 힘이 되지만, '자기'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 평가자들은 좋게 말해서 '식상하다', '상투적이다'는 말을 하면서 행동으로는 그 서류를 집어던지듯 내팽개치게 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그 '얼굴'만큼이나 공포스러운 듯 말입니다.

한 때, 누구나 '반기문', '한비야'를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이름이 나오면 일단 '제낀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였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직접 쓰는 학생 또는 이를 봐주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잠재성 표현'이 그래서 어렵습니다. 어려서부터 학교라는 집단적 틀안에서 제도적으로 규격화된 삶을 살아왔던 '학생'에게 '톡톡 튀는' 잠재성을 요구하니 말입니다.

제도의 개혁은 '먼' 이야기이고 '나' 또는 '우리 아이'의 합격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니, 머리를 맞대고 고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남과 다른 자기만의 잠재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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