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면접 그리고 10년 후, 미래사회

얼마 전 9월 초에서 중순까지 대부분의 대학은 수시 원서 접수를 마감했습니다. 자기소개서 입력 및 수정시간은 원서접수보다 짧게는 몇시간에서 하루 정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마감 시간까지 시간을 확인하면서 마음을 졸이며 접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10월로 들어섰고 (오늘은 10월 9일이군요.^^) 조금 있으면 주말 경 부터 대학면접이 시작됩니다. 대학면접을 준비하면서 잠깐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면접, 그 두 가지 방식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대학면접일정과 방식을 알아보면 면접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성면접입니다. 인성면접은 수험생이 제출한 생기부와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며, 서류에 나온 사항들을 확인하고 질문과 답변, 그리고 이에 대한 추가질문 등으로 수험생의 생각과 인성, 잠재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인성면접은 대개 10분 내외로 진행됩니다. 언뜻 보면 짧아보이지만 수험생들이 경험해보면 꽤 긴 시간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이 정도 시간이면 대상자로 부터 여러 평가요소를 판단하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면접실에 들어와서 의자에 앉고 한 두 마디 정도 하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면접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의 면접방식은 심층면접입니다. 주로 제시문이 제공되고 이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는 면접으로 '논술'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우며, 단지 글을 쓰는 대신 말로 하는 것이며 추가질문이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시문이 주어진다고 해서 모두 심층면접은 아닙니다. 제시문이 있지만 논술방식이 아닌 경우는 인성면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대학합격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원한 대학에 합격할 수 있게 수험생의 면접력(면접에 응하는 태도, 능력 등을 이렇게 불러보았습니다.)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도움도 드리고 있습니다. 







끓는 물 속 개구리


한편,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작성을 첨삭하면서 느꼈듯이 면접을 준비하면서도 똑같은 생각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지금 눈앞에 당면한 과제가 중요하지만 조금 더 멀리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에 입학하면 새내기 시절을 정신없이 보내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남들처럼 취직준비를 하고, 남자는 병역의무를 마치고, 대학원을 가거나 취직을 하면서 사회에 편입되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남들보다 좀더 좋은 자리, 좀더 많은 보수를 받으며 여유있고 가치있게 살고자 지금부터 경쟁하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급변하고 있습니다. 마치 고속으로 달리는 KTX 안에서 책을 읽으며 속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 세계 대학의 절반이 사라진다”고 예측했으며, 지난 5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후엔 국내 일자리의 52%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의학계에선 이미 AI 의사 왓슨(Watson)이, 법조계에선 AI 변호사 로스(Ross)가 지금 이 순간에도 활약하고 있으며 매우 빠르게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10년 뒤의 변화는 10년 뒤의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결과입니다. 지금 저에게 세상 사람들을 분류하라고 하면 이것(변화)을 알고 느끼며 큰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아마 10년 뒤면 지금 잘 보이지 않는 이 구분이 매우 명확하게 보일 것입니다.







준비와 대책


10년 전의 교육현실과 지금의 교육현실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의 10년 뒤가 너무나도 걱정됩니다. 10년 뒤의 결과는 지금 현재의 우리 아이들이 삶으로 경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창 대학면접이 시작되고 수시입시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가 계절의 변화처럼 들이닥칠 것입니다. 그리고 더 큰 변화도 어김없이 들이닥칠 것입니다. 


이미 시작된 변화를 알고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교육정책과 제도를 말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 아이와 내 학생들을 준비시키는 것은 매우 의미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책으로 배운 인류가 경험했던 그간의 혁명보다 더한 변화 속에 있습니다. 


"교육이 미래다." 어디선가 들어본 말이 대학면접을 앞둔 지금 유난히도 떠오릅니다.


댓글

Designed by CMSFactory.NET